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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기사 퀄리티가 정말 좋다!
두고두고 다시 읽어봐도 멋진 여성
최주희 : 기업 고민 해결사, 국내 OTT 최초 여성 CEO가 되다
국내 OTT 업계 최초의 여성 CEO입니다. 세계 3대 컨설팅 펌인 BCG에서 경영 컨설턴트로 근무한 뒤, 월트디즈니코리아에서 아시아 사업 전략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이후 여성 패션 플랫폼 W컨셉과 명품 커머스 플랫폼 트렌비에서 각각 CSO(최고전략책임자), CBO(최고사업책임자)로서 흑자 전환을 이끌었습니다. 2023년 6월 TVING(티빙) 대표이사로 발탁됐습니다.
Chapter. 1 수학에 미친 하버드 석사도 어려워한 난제?
- 어려서부터 문제에 도전, 풀어내며 희열 느껴
- ‘의사→경영학자→컨설턴트’ 진로 계속 변화
- BCG 입사 비결 “면접관이랑 문제 풀어라”?!
Chapter. 2 혹독한 BCG 7년, 기업 문제 풀이법을 찾다!
- 블랙박스 속 난제, 현장서 소통하며 답 찾아
- 마초적 분위기 속 여성 컨설턴트 새 유형 제시
- 전략만 7년… 사업 A-Z 전부 경험하고자 퇴사
2007년 첫 직장인 BCG에 입사합니다.
세계 3대 경영 컨설팅 회사로 입사 경쟁이 무척 치열한데요.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부족한 것 투성이였어요. 3대 컨설팅 펌에 입사하려면 컨설팅 분야 지식도 많이 쌓고 경영 동아리도 하면서 준비를 많이 해야 합니다. 그런데 공대 출신에 공부만 내내 해왔으니 별 수 있나요. 알음알음 BCG 출신 선배들한테 조언도 구하며 한두달간 최선을 다해 면접을 준비했습니다.
그럼에도 역부족이었죠. 면접에선 “회사 앞 북엇국집의 연매출을 추정해봐라”는 문제가 나왔는데 너무 어려워 헤맸던 기억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웬걸, 덜컥 합격한 거예요. 의아해서 나중에 이유를 물어봤더니 “포스와 프레젠스(존재감)가 남다르게 느껴졌다”고들 하더라고요.
‘포스와 프레젠스가 남다르다’, 그게 무슨 말이었을까요?
면접이고 뭐고 진짜 그 문제를 다 같이 풀자는 마인드로 면접관들한테 질문을 마구 던졌어요. 어차피 다들 정답을 모를 만한 문제였잖아요. 그런데 그게 먹힌 것 같아요. 컨설턴트는 기업의 고민을 어떻게든 해결해야 하는 직업이잖아요. 풀이에 도움만 된다면 상사든, 하다 못해 면접관이든 그 앞에서 눈치 보고 주눅들 필요 없어요. 오히려 설레야죠.
순수하게 문제에만 집중해 어떻게든 풀려고 애쓰는 제 태도를 저 두 단어로 표현해주신 것 같아요. 사실 이 태도가 컨설턴트는 물론 지금 경영자로서의 저도 지탱해주는 근간이라고 생각해요.
“면접관들한테 같이 문제를 풀자며 질문을 막 던졌어요. 문제에만 집중해 어떻게든 풀어내려는 태도를 좋게 봐준 것 같아요.”
‘문제는 반드시 그 문제 속에 답이 있다. 특히 기업의 문제는 현장과 실무 안에 있다.’
중요 단서는 언제나 현장에 있는데, 조직에 잘 공유가 안 돼 서로 헤매고들 있던 것뿐이죠.
제가 할 일은 이 클루들을 엮어내 논리적인 형태로 전달하는 것뿐이었습니다.
Chapter. 3 ‘꿈의 직장’ 디즈니가 못 채워준 꿈?
- 본사 대전략 맞춰 아시아 전략 담당
- 그러나 신사업보단 효율화에 주력했어야
- 획기적 매출 드라이브’ 이끈다는 갈증 못채워
Chapter. 4 베테랑 컨설턴트의 경영 데뷔, 첫 관문은 관성 타파!
- 패션 플랫폼 W컨셉 성장 이끌 CSO로 합류
- 모회사에 종속된 물류 고리 끊어내고 독자화
- 관성 깨고 사입, 카테고리 확장 등 변화 물꼬
Chapter. 5 불경기에 연타석 흑자… 매출·이익 다 잡는 해결사로!
- “장기적이고 강력한 성장 비결은 뚜렷한 비전”
- ‘브랜드 파트너십’ ‘신상→중고거래’ 새 비전
- W컨셉 가치 2.6배↑ 트렌비 1년 만에 흑자
2021년 SSG닷컴이 W컨셉을 2650억원에 인수하죠. 4년 만에 3배 가까운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건데요. 하지만 돌연 그해 연말 회사를 관둡니다.
매년 40%씩 성장 중이었어요. 탄력이 붙은 상황이라 투자 전후로 기대가 많았습니다. 대기업의 인수인 만큼 주력 브랜드들의 해외 진출 등 숙원 사업도 수월히 진행될 줄 알았어요. 하지만 기대가 큰 만큼 실망은 훨씬 더 컸습니다.
해외 진출은커녕 이 브랜드들을 줄줄이 경쟁사들한테 뺏겼어요. ‘여기만큼은 절대 뺏기지 말자’고 애착하던 브랜드마저 넘어가던 날엔 눈물이 절로 나더라고요. 경쟁사들의 민첩한 투자 속도를 대기업이 따라갈 수가 없었습니다. 어머니가 패션 디자이너셨어요. 그 때문인지 정말 실력있는 디자이너 브랜드들과 함께 기업을 키워가겠단 비전을 정말 사랑했어요. 제 손으로 꼭 실현하고 싶었는데 외려 경쟁사에 속수무책으로 잠식돼 가는 상황을 못 견디겠더라고요.
Chapter. 6 국내 OTT 업계 최초 여성 CEO 등극!
- 티빙서도 ‘매출·이익 승부사’ 역할 기대
- 넷플릭스 따라잡기 아닌 차별화로 승부
- “KBO 독점 중계로 야구 발전 같이 이룰 것”
Chapter. 7 최초 넘어 혁신 향한 해결사의 도전은 이제 시작!
- 커리어 지속 비결은 “자신과의 대화”
- 플랫폼 비즈니스 본질은 ‘공동’의 혁신
- "혁신 촉진해내는 게 플랫폼의 역할”
분야는 다르지만 줄곧 플랫폼 서비스에만 몸담아 오셨습니다. 아직도 뚜렷이 정의하기 어렵단 얘기가 많은데, 플랫폼 비즈니스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작정하고 의도한 커리어는 아니었어요. (웃음) 하지만 왜 제가 플랫폼 비즈니스에 끌려왔는지는 알 것 같습니다. 시장의 기본은 혁신이에요. 그리고 혁신의 주체는 보통 기업이죠. 그런데 플랫폼 시장은 혁신 주체가 아주 여럿인 비즈니스예요. 제조업처럼 대단한 기술로 새로운 제품을 찍어낸다고 해서 혁신이 이뤄지는 게 아닌 거죠. 때문에 플랫폼 사업자의 역할은 참여자들을 잘 조율해 혁신을 촉진한다고 정의하는 게 맞겠습니다.
W컨셉 땐 실력 있는 브랜드들을 지원해 그들이 좋은 의류로 시장을 혁신하도록 했고, 트렌비 땐 중고 명품 거래에 목마른 유저들이 거래할 수 있도록 안전한 판을 깔아줬을 뿐이에요. OTT도 결국 본질적으론 마찬가지예요. 기존 방송국 PD, 영화 감독뿐 아니라 크고작은 다양한 크리에이터들, 심지어 유저들과도 함께 혁신을 만들어 성장해가는 비즈니스죠.
제가 컨설턴트 초년 시절 때부터 간직한 태도, 즉 문제를 모두와 함께 최선을 다해 푸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플랫폼 비즈니스에 부쩍 더 이끌려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 OTT 업계 최초의 여성 CEO’ ‘1982년생 신진 기업 리더’란 타이틀로 조명받고 있죠. 순탄치 않은 여정이었고 이후로도 도전이 만만치 않을 듯합니다.
티를 잘 내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사실 많이 힘들었죠. 지금도 마찬가집니다. 아직 부임 1년도 안 된 CEO라 그런지 성장통을 겪는 중이죠. ‘잘해낼 수 있을까’ ‘역량이 될까’하는 불안한 마음도 종종 들고요.
최근 5년간은 거의 매일 새벽에 일어나 1시간쯤 명상을 했어요. 하지만 제 마음을 단순히 위로하려던 차원은 아니에요. 명상을 하다 보면 중압감이나 스트레스는 잠시 내려가고 객관적인 제 상황과 문제가 보입니다. 그때 제 자신과 드라이하게 대화하고 고민하며 답을 찾아갑니다. 감정에만 짓눌려 있으면 섣부른 답이 나올 수 있는데, 자신을 메타적인 시선에서 들여다 보면 좀더 합리적인 선택을 하게 되더라고요.
꼭 명상이 아니더라도 저는 커리어의 중요한 고비마다 늘 이렇게 자신과 대화하며 풀어갔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나중에 돌아봐도 후회 없는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순간순간의 고비를 넘기고 도전을 이어나갈 수 있던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최주희님이 생각하시는 ‘프로’란 무엇인가요?
프로란 자신한테 주어진 문제를 책임지고 풀어내고야 마는 사람이 아닐까 합니다. 직장에서 주어지는 그날그날의 과제가 됐든, 중대한 커리어상의 선택이 됐든간에 말이죠. 그리고 문제는 결국 역량이 아닌 태도로 풀린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최선을 다해 고민해보고, 안 되면 역량 있는 동료들을 찾아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그럼 정답의 근사치라도 얻어낼 수 있습니다.
힘든 순간이 많겠죠. 하지만 흔들리는 순간에도 말 그대로 프로답게 풀어야할 문제에만 집중하다 보면 결국 답이 나올 거예요. 그리고 주변에 꼭 도움을 구하고 함께 논의해보세요. 진짜 프로의 세계는 결코 고독하지 않습니다. 더 나은 프로로 진화할수록 점점 더 어려운 문제를 맞닥뜨리게 되고 혼자서 풀기란 어렵단 걸 프로라면 다들 알고 있으니까요. 겸허히 지혜를 구하면 힘을 꼭 보태줄 거예요.
반드시 풀어야 하고, 어떻게든 풀리고야 마는 게 문제입니다. 자신감을 갖고 우리 각자의 문제 앞에 지지 말기로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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